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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선생님께선 그러하시겠지만...

린 시절 유독 제 눈길을 끓었던 책이 있습니다. 박완서 선생님의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지금 보단 덜 했지만, 그시절 역시 왜곡된 경쟁이 난무했던때로... 어쩌면 현재의 세상을 만든 시기적 원인이라면 그 시절이 아니었을까 짐작됩니다. 어렴풋이 떠오르는 어린 기억을 상기하자면 다른 것 보다 시험 성적을 가지고 일희일비 했던 부모님 모습의 기억을 포함하여 학교에서의 그러한 모습들은 지금도 그리 달갑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공부를 잘하지 못했던 저에게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라는 책 제목은 그 책을 읽지 않았어도 그냥 기분을 좋게 만들기에 뭔가 맞았을 수 밖에 없었을른지도 모릅니다. 그 책을 접하고서야 등수가 매겨져야 하는 세상이라면 반듯이 꼴찌는 존재하게 된다는 사실을 희미하게나마 느꼈던 것 같습니다.

▲ 다행이도 그 책이 아직 저에게 있습니다. 30년도 넘은 책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자연인으로써 조용히 삶을 꾸려가며 좋은 세상, 아니 진실어린 세상을 글로 보여주고자 하셨던 선생님의 임종 소식은 그래서 좀더 슬프게 다가옵니다.

그런데, 지금 세상은 선생님께서 꼴찌에게 갈채를 보낸 그 시절 보다 더 많은 다수의 꼴찌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삶의 목적 조차 좌초된 채로 달리는 세상의 틈바구니 속에 휘둘려 가고 있는 모습들이란 위태롭기까지 하며, 또 그 위태로움으로 생사를 넘나듭니다.

일등 아닌 다수가 일등을 향한 체면 속에 빠져 열광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고공 크레인 위에서 또는 망루에서, 청소 용역일에서 마저 내몰린 늙은 노동자로 외로운 외침을 부르짖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눈엔 그저 꼴찌로... 낙오자로...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반동분자로만 보일 그들은 다름 아닌 우리들의 모습 입니다. 그래서 그 외침은 우리를 위한 의로운 외침이기도 합니다.



선생님께서 계실 하늘 나라가 이 땅의 인연과는 다른 곳일지라도 좌절하지 않기를 바라며 꼴찌 마라토너를 위해 보내셨던 갈채 만큼이나 이 시대의 꼴찌들에게도 용기 복돋아 주시길... 왠지 제 마음은 선생님을 몰랐던 어린시절 눈 속에 비쳤던 선생님의 책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란 느낌처럼 많은 이 시대의 꼴찌들이 선생님께서 남기신 모든 글 속에서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늘에서 보내주시는 선생님의 뜨거운 갈채는 그렇게 영원히 남으리라 생각합니다. 진실과 진정성을 믿고 사람다움으로 살아가는 이 시대의 진솔한 꼴찌들이라면 모두 그럴 겁니다.
선생님의 마음처럼...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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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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