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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투표에서 제대로 자기의사를 표현할 수 있었을까?

 

미 끝난 일이고, 종자 가족 분들의 판단이었다고 하니, 조심스러우면서 그분들께 할 소리는 아닌줄 압니다만, 실종자 수색 중단에 있어 실종자 가족분들이 했다는 찬반 투표 과정의 방법은 아무래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미 심신이 지칠대로 지치신 분들이 경황도 없는 상황에서 누군가의 주도에 의하여 결정이 유도된 것은 아닌가 하면서... 현 정부가 그리도 싫어하는 빨갱이 공산당들이 주로 하는 방법을 따라하듯 버젓이 누가 찬성하고 반대 하는지 모두가 알 수 있는 상태로 투표를 진행 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는 고개가 갸우뚱해집니다.

 

그러나 언론 보도들 모두는 투표를 했다는 내용만 강조할 뿐 투표 과정이 공개적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표면적으로 거론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찬성하는 실종자 가족들 중에도 자신의 의견이 노출됨에 따라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었고 또한 분위기에 휩싸인 어쩔수 없는 결정을 할수도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을까라는 점입니다. 보도를 접하자 마자 저는 그 생각이 먼저 떠올랐는데...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실종자 가족 틈에 숨어 있다가 들켰다고 하는 경찰들 얘기가 자꾸만 떠오르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를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그 어느 누구도 이에 대해 의심을 품거나 어떤 문제제기 없이 실종자 가족분들의 숭고한 결정에 찬사를 보낸다는 보도와 기사 일색입니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이미지 검색, http://news20.busan.com/news/newsController.jsp?subSectionId=1010010000&newsId=20100406000117, 일부 편집수정

  ▲ 실종자 가족들 입장 발표 ► 5일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에서 천안함 실종자 가족 대표 이정국氏가

  생존 장병과 실종자 가족과의 만남을 요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생각하면 참으로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내 가족의 생사에 마저도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그것도 겉으로는 드러내지도 못하고... 분위기에 휩싸일 수 밖에 없었을 실종자 가족들의 가슴 저미고, 찢어질 듯한 한탄스러움이 느껴지는데... 그 투표진행 방법에 대한 결정이(순수하게 실종자 가족들의 판단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공개 형식으로 투표가 진행됨으로써) 실종자 가족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하지는 않았을까...  아마도 대부분의 실종자 가족분들은 섣불리 나설 수 있는 입장이 되지는 못했을 겁니다. 수색작업에 따른 또다른 희생이 발생되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하지만, 생각해 보십시오. 내 가족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생사를 직접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 아무리 객관적 근거가 있다 하더라도 얼마나 냉철하게 이렇다저렇다를 선뜻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을지...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없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의 일반 사람들이라면 쉽게 그러하지는 못할 겁니다.

저도 그러한 상황이라면 자신있게 수색 중단에 찬성하겠다는 말은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글에 대해 오해는 하지 마십시오. 문제를 제기하고자 하는 내용은 수색 중단이라는 결정된 결과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를 도출해 내기위한 과정에 문제가 있지 않은가라는 것이며, 만일 그러한 과정에 보이지 않는 힘이 개입되었다면 그건 그냥 넘길 사안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입니다.

 

이미지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http://www.vop.co.kr/A00000288379.html, 일부 편집수정

▲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하신 故 한주호 준위의 명복을 빕니다.

 

 

또한 실종자 수색이 계속 진행됨에 따라 발생하는 희생의 문제를 간과하거나 실종자를 어떤 일이 있어도 찾아야만 한다는 것을 주장하고자 하는 것도 아닙니다. 희생된 사람들만 그렇게 피해를 입어야 하고 정작 책임을 져야할 인물들은 버젓이 할일 다하고 있다는 듯 한 모습들이 역겨울 뿐입니다.

 

실종자 가족의 실종자 수색 중단 요청이 있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 수색작업을 중단하는 모습에서는 침몰 사건이 있은지 며 칠 후 장례 준비를 위한 천막을 준비하던 모습이 머리를 스쳐지나기도 합니다. 아무리 보아도 제대로 한 것은 하나도 없어 보이는데... -사고 현장에서 고생하신 분들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휘체계 및 조직적인 대응의 미비와 처신에 문제가 있었다는 겁니다.- 엄청나게 잘 처리하고 있는 듯 하는 모습도 문제지만, 지금 현 상황을 얼마나 중차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의심스럽습니다.

 


실종자 가족 분들의 마음에 비추어 실제 확인을 할 수 있는 그 시점까지는 기적을 함께 기원해야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그저 마음만 무거울 뿐입니다. 당장 나의 일이 아니라고 해도 웃음 조차 어색한데...

당연한 얘긴지 몰라도 이미 세상은 세상대로 무슨 일이 있었나... 또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그렇게 톱니바퀴 돌듯 잘만 돌아갑니다. 새삼... 이기의 욕정 속에 사건 사고들도 함께 내 입맛에 따라 다뤄지고 그렇게 함몰되고 있는 건 아닌지 슬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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