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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를 강조하는 얘기는 많이 듣지만, 책을 읽어야 하는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그리 들어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너무 당연하기 때문일까요? 그 이유를 유추하자면야 책을 통해 생각할 여지가 부여되고 그로 인해 인식의 지평이 넓어진다는 점은 조금만 생각해도 알 수 있으니 굳이 책을 읽어야만 한다는 설명을 부연적으로 곁들일 필요는 없다고들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각주:1]




만일 그렇다고 한다면, 의문은 이 지점에서 한층 더 심해집니다.

그건 책만이 부여하는 것이 아니까요. 우리의 정신과 신체를 통해서 감각적으로 수용하는 사물은 물론이고, 추상적이고 논리적인 면을 넘어 이 세상 모든 그 어떤 것이라도 그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백번 양보해 이전까지의 과거는 그럴지 몰라도 정보시대인 지금은 그러한 고정 관념부터 탈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바로~


"형태로 인식하는 책이라는 그 틀을 깨야만 한다"[각주:2]


책 좀 읽은 세대와 읽지 않아도 되는 세대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는 책 읽기라고 하는 것이 어쩌면 강박 혹은 강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필독서라며 이를 어떤 이익적인 측면으로 연결짓고자 하는, 심하게 표현하여 책을 팔고자 하는 장사치들 말을 상기하자면 이미 그러고도 남습니다. 또한, 좀 명망 있다는 이들의 책 읽기 강조는 밑도 끝도 없을 정도라고 생각이 들 정돕니다.




물론, 책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정제 과정과 검증 또는 조사 연구를 통한 나름의 말 하고자 하는 바라고 할 수 있는 그 결과물까지 폄훼하고자 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책에서만 이루어지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사실 책 읽기를 강조하는 주장들에 대해 근본적으로 제기하고자 하는 문제는 과연 그러한 주장이 정말 모든 사람들의 어떤 각성이나 새로운 변화를 부여할 만큼 실효가 있냐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는 고정 관념으로써의 책뿐만 아니라 확장된 책의 개념 모두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이는 제도가 정착된 이래 인류사가 전 세대로부터 이어받은 "당연히 원래 그렇다는 인식"의 영향.. 즉, 그대로 살아가도록 인식적으로나 제도나 법과 같은 규율을 통해 강제될 수 있었다는 문제와 연결됩니다. 더욱이 현실적으로 과거 신분제 사회에서 누구나 책을 읽을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다는 사실은 그 성격이 조금 변했을지 몰라도 현재 상황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러한 조건은 고려하지 않은 채 "책을 읽는 것 = 좋은 것" 혹은 "책 읽지 않는 이 = 무식한 사람, 못사는 건 당연함"으로 치부된다는 건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현재 소유한 위치 혹은 권력과 부를 당연한 결과로 치환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건 문제라는 얘깁니다.




그런 면에서 이제 그리 멀지 않은 시간 안에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또다시 자연스레 인식의 변화를 거치며 당연하게 받아들일 사안이겠으나 우리는 지금 당장 의문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힘과 권력이 될 수 있는 이 세상의 그 모든 것이 인류의 최고 가치로 인권을 말하는 지금 과연 그러한 강요가 누굴 위한 것이냐는 질문 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힘과 권력이란 그 진위를 막론한(책을 포함하여소소한 것이라도 타인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라면 그 어떤 것도 모두 해당합니다. 만일 여기에 어떤 노력의 댓가를 주장하려 든다면 그에 앞서 누구나 다르지 않은 조건이나 환경을 포함한 기회의 균등이 선제 되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되묻고자 합니다.


다만, 기존 정형화된 책의 개념을 타파하고 흡수할 수 있는 모든 것으로 확대되고, 생각과 실천의 조화와 소통이 어우러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면 얘긴 달라질 것이고, 저는 이 주장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할 겁니다. 뭐~ 이미 그렇긴 합니다. 기존 관념을 탈피하지 못한 이들이 문제죠.


※ 덧 붙임: 저의 생각과 일정 부분 일치하는 지대넓얕 채 사장님의 동영상이 있어 첨부합니다.



  1.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찾아보면 주장되는 바가 이 범주를 넘는 것은 거의 없을뿐더러 이 외의 사항들은 그리 와 닿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본문으로]
  2. 사실 아날로그 환경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급변하는 현시점에서 이러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형태가 아니라 그 성격과 본질이 무엇이냐가 중요하다는 것 말이죠. 예를 들어 "마이크"를 얘기하면 떠올려지는 형태의 이미지가 아니라 그 기능적인 성격으로 인지하고 상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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