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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산골 소년 파란집 2인자로"

모 지방 신문 기사 제목을 약간 패러디한 문구입니다. 바로 이번 순시리 참사에 대해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던 당사자가 지난 5월 파란집 비서실장으로 발탁되면서 나온 기사입니다. 그러나 지금 그는 아마도 오늘인가 국회에 출석하여 언급했던 것처럼 사퇴 시점을 계산하면서 애초에 비서실장 자리를 왜 고사하지 않았을까에 대하여 급 후회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그를 지칭하는 수식어는 주로 "관운을 타고났다"는 말에서부터 "행정의 달인"이라는 표현 등 관료로서 운을 타고난 인사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그것은 그의 능력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긴 합니다. 이는 이러한 그의 화려한 이력 이면에 남들은 자못 겪지 못할 참사에도 건재했다는 사실로 입증됩니다.


아는 이는 너무도 잘 아는 사실입니다만, 그는 관선 광역단체장을 역임했던 2곳에서 연달아 대형사고를 지켜봐야 했습니다. 그 첫 번째가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었을 1993년 1월 참사 공화국이라는 불명예의 호칭이 시작되던 "청주우암상가 가스화재 폭발붕괴 사고"입니다. 사고가 발생한 청주는 그가 당시 광역단체장으로 도지사를 맡고 있던 충청북도청 소재지가 있던 곳입니다.




두 번째 사고는 역시 관선으로 그가 서울시장이던 1994년 10월에 일어났던 "성수대교 붕괴 사고"입니다. 이 사고로 그는 서울시장 자리를 물러나야 했습니다.




그랬던 그가 얼마 후 지방자치가 시작되면서 고향이라고 할 수 있던 충청북도의 지사로 출마하여 두 차례 연임을 하였고, 도민들로부터 전폭적 지지를 받았었다는 건 그의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라 평가될 수 있습니다. 물론 보는 시각에 따라 아주 상반된 시각이 존재할 가능성을 배제하는 건 아닙니다.


누군가 제 생각처럼 판단할 이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제 판단에 실질적으로 그렇게 관운이 좋았고, 인기도 좋았던 그가 사람들의 기억 속에 그 모습 그대로 남을 수 있던 기회를 놓쳤다는 건 그 스스로도 아쉽게 생각할지 모른다는 건 한낱 상상에 불과한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어쩌면 그가 비서실장으로 발탁되어 이를 수락했을 때는 그가 겪었던 두 번의 참사를 이겨냈다는 것과 그 모든 사고의 책임의 원인에는 닭각기마쇼가 있었음을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뭔가 그것이 어떤 유종의 미(?)를 만드는 행정의 달인이자 전문 관료로서 자신의 책무라고 생각했을지 모를 일이니까요. 아니 뭐~ 이건 전적으로 저만의 상상입니다. 공교롭다는 말은 이럴 때를 두고 하는 말이라는 생각에서 말이죠. 뭐~ 그 자리가 탐나지 않았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 자리가 어떤 자리라고...




그러나 지금 그는 땅을 치며 크게 후회하고 있을 겁니다. 자신이 말했던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믿을 수 없는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던 일"이 사실로 밝혀진 현실을 앞에 두고 그가 받았던 또 다른 수식어, 그러니까 충청북도지사 3선이 유력했음에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듯 초연히 떠나며 들을 수 있었던 "아름다운 퇴장"의 주인공이었던 시절을 이젠 다시 돌이킬 수 없음을 한탄하면서...


지금 그가 듣고 있는 말들은 그간 들어왔던 수식어 전부를 땅에 묻고도 남을 만큼 끔찍한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조롱 어린 말들을 듣게 될 줄 그는 알았을까요? 그는 더욱이 "봉건시대" 말 한마디로 "알았다면 위증, 몰랐다면 직무유기"라는 진퇴양란의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또한 곧 퇴임하게 될 것이란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 때 봉건시대 발언을 보면,

현황 파악을 전혀 못 하고 청와대에서도 겉도는 사람

(2016년 국회 예결위 국민의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 발언 中)





한마디로 봉건시대의 주역이 되어 x바가지를 완전히 뒤집어쓴 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득 영화 제목인지 노래 제목인지 "박수 칠 때 떠나라"라는 말이 떠오르는 밤입니다.

아니, 신정국가에 살고 있었는지 몰랐다는 자조가 더 씁쓸하긴 합니다만...

아~ 그러고 보니 오늘이 이토 히로부미를 잡은 날이고, 또 그날이군요.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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