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에 대한 기억

그냥 2016. 9. 16. 14:53 by 그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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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 그랬다는 말은 그저 하는 말이라면 모를까 사람에게 대입하기엔 참 어색한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건(아직 많이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긴 하나) 조금만 생각해 봐도 알 수 있는 얘기니까요. 어른이 된 지금의 생각에서라면 더더욱... 하지만 어린 시절 제 생각 속엔 원래 ~였다고 인식했던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뭐~ 어린 시절 제 눈에 비친 사람 중에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었을까 싶습니다마는...


이미지 출처: pixabay.com



저에게 세상의 모습들이 조금씩 인지되기 시작하던 때, 야구는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중 하나였습니다. 고교야구를 중심으로 인기를 모으는가 싶더니 프로야구가 출범했고,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고 좋아했던 것처럼 저 역시 그랬습니다. 시간이 한참 흐른 지금이야 그 프로야구 출범이 갖는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너무나 잘 알고있을 뿐만 아니라 이젠 TV조차 없앤 상태로 언제 야구를 봤었나 까마득할 정도지만 말이죠.


그 시절 야구에 대한 재미를 더하게 했던 사람에 대한 얘깁니다. 하.일.성

실제 그분의 야구 해설은 독보적이었습니다. 야구를 워낙 좋아했던지라 어쩔 수 없는 경우 그냥 그런 생각을 뒤로하고 대부분 보긴 했었지만, 그분이 해설을 하지 않는 타 방송에서 중계하는 야구 경기는 왠지 꺼려질 정도였습니다.


어린 생각에도 그분의 해설은 남다르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된 바탕에는 왜 그렇게 생각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질 않았기 때문일 수 있겠지만) 말할 수는 없어도 진실함이랄까요? 그런 게 느껴졌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이미지 출처: 한국일보



예를 들면, 경기가 끝날 즈음, 이어질 다음 경기를 위해 흐름과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했던 말이나 야구는 알 수 없다며, 끝까지 가봐야 안다면서 사람의 인생과 같다던 그분의 무슨 철학 같던 느낌의 말들이 그랬습니다. 아주 딱 떨어지는 어떤 답을 깨닫게 된 건 아니었지만 그 말 속에서 희망과 같은 것을 느꼈다고 할까요?


더구나 프로야구의 인기가 끝없이 이어질 당시 다른 해설자는 직접 야구 감독을 하겠다며 현장 속으로 들어갔다가 정작 자신이 해왔던 해설과도 위배되는 모습으로 욕만 얻어먹곤 다시 해설자로 돌아왔던 것과는 다르게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켰던 그였습니다.(다른 해설자의 모습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아닙니다. 제 생각이 그랬고, 제가 그렇게 느꼈다는 것일 뿐)


그랬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결과적으로, 생을 마감했다고 하는 그의 마지막 소식이 행복 전도사를 자처하며 사람들에게 설파하고 계몽했던 최윤희 씨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그래서 더욱 아쉽고, 안타까움이 드는 것이라는...


어쩌면 그가 했던 말 속에서 느낀 희망은 단지 어린 제 마음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었을 겁니다. 그의 말에 그것이 희망이라고 직접 언급했던 기억은 전혀 없었으니 말이죠. 그렇게 생각하니까 괜히 한숨이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이미지 출처: kookje.co.kr



어느 날이었나 기억이 가물한데, 그랬기 때문인지 그가 KBO 사무총장이 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생경했던 기억은 너무도 뚜렷합니다. 심지어 그곳은 그의 자리가 아니란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그는 왜 그 자리에 갔을까?


그것이 생을 마감해야 했던 과정과도 연관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포함해 그에 대한 의문은 이제는 그 어떤 것도 마감한 그의 생과 함께 묻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왠지 그 분을 위한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가 모 일간지에 연재했던 그의 자서전적인 기사 내용은 기억해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린 시절,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해설자라고 생각했던.. 그리고 진실하고 좋은 사람이라 느꼈던 분 하.일.성이라는 사람.


“인생도 야구도 끝은 모른다” 하일성 회고록


그런데, 문득 행복전도사 최윤희 씨와 하일성 씨 생각을 하다가 


"제 장례식은 교회에서 열리지는 않을 거고 커피나 케이크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모두가 샴페인을 들고 '마리케를 위해! 당신은 좋은 인생을 살았어요. 그리고 더 좋은 곳으로 갔군요'라고 말해주면 좋겠습니다."


라고 말한 후 안락사를 결정한 휠체어 스프린트 챔피언 "마리케 베르보트"가 왜 떠올랐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챔피언은 패럴림픽 이후 안락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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