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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이 왜 권력인지 안다면...

 

G20 -또는 쥐20- 을 몇일 앞두고 포스터와 쥐 그림 이야기가 혼재되어 기사들이 생산되고 있었습니다. 처음 접했던 건 트위터를 통해서였지만, 그 확실한 내용의 전말은 인터넷 기사를 보고 난 후였습니다. 워낙 유명해? 진 일이라 다들 아시겠지만, 그 사건? 에 대해 간략히 오마이뉴스의 기사 일부로 인용하면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G20을 앞두고 온 국민에게 고품격의 국격을 강요하는 정부에 '똥침'을 날린 대학강사 박 아무개(40)씨. 그는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롯데백화점 인근에서 G20 공식 포스터에 쥐 형상을 그려 넣었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그의 행동보다 그에게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손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의 경직된 대응이 국격을 떨어뜨렸다고 조롱했다. 결국 그의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그리고 여러 기사들을 통해 보게 된 그 쥐그림은 솔직히 풍겨지는 느낌이 조금 무서운 감이 있었지만, 제법 잘 그린 그림이란 생각을 했었습니다. 처음 사건? 에 대한 소식을 얘기로만 접했을 땐 그저 대충 그린 낙서 같은 그림이겠거니 했던 생각과는 너무도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그건 그라피티였던 겁니다.

 

▲ 서울 G20의 상징이 된 포스터

 

얼마 전인가 KBS의 인기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에서 서울 나드리로 꾸며진 방송 중 연예인 이승기가 소개했던 이화마을 곳곳의 그림들도 일종의 그라피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는 제주도를 방문하면 아이들과 함께 가게 되는 코스 중 하나인 트릭아트 뮤지엄(Trick Art Museum)도 그렇습니다.

 

▲ 서울을 소개하는 1박2일 방송에서 이승기가 찾은 이화마을의 한장면

 

▲ 제주도 여행코스 중 하나인 트릭아트 뮤지엄(Trick Art Museum)

 

물론 그 성격에 따라서는 그라피티가 사회,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고, 이번 G20 개최를 앞두고 벌어졌던 해프닝 또한 그와 같은 성격일 수 있지만 이를 단순히 어떤 이적행위 또는 불순함이라는 시각으로만 재단하려 드는 건 속이 좁아도 너무 좁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자주는 아니어도 해외를 다녀 보면 이런 그라피티 유형의 그림이나 글씨들로 치장된 모습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어찌 보면 우린 너무 정형화된 속에 갇혀 있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것도 나의 의지와는 무관한 보이지 않는 인위적인 힘에 의해서...

 

▲ 브라질 Santos 곳곳의 그라피티

 

랜드마크... 언젠가 우리나라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한참 화두가 되었던 말입니다. 그 랜드마크라는 것이 마치 어떤 조형물만을 말하는 것처럼... 새로 뭔가 대단한 것을 짓고 만드는 걸 의미하는 것으로 착각한 사람들의 참 어설픈 생각과 몸짓들을 생각하면 정말 입가에 냉소가 가시질 않습니다. 또한 솔직히 이런 그라피티가 상업주의의 산물인 우리네 도심 속 간판들 보단 훨 보기 좋단 생각도 듭니다.

 

▲ 이런 간판 숲 속에 살고 있습니다. 우린

 

그라피티로 유명한 예술가 중에 뱅크시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아시겠지만- 이 예술가는 여러 그림을 그렸는데, 그중에도 쥐 그림을 많이 남겼습니다. 무정부주의자로도 알려져 있지만, 어쨌든 중요한 건 그가 남긴 그림들에 대해서는 이번 G20 개최에 앞서 벌어진 포스터 그림과 대조적인 것만은 확실해 보입니다. 그 판단하는 시각은 서로 다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한 쪽의 시각과 판단만으로 재단하려 들고 통제하려 하거나 불법으로 치부하며 억누르려고만 하는 모습은 아니란 생각입니다. -뱅크시가 74년 생이라고 하니 저보단 좀 ^^-

 

‘G20 포스터 쥐그림’ 수상한 공안몰이

 

 

아래는 그라피티 작가 뱅크시의 작품들입니다.

 

※ 어의적 측면으로 보자면 사실 뱅크시의 작품은 그라피티가 아닙니다. 빨리 그리고 자리를 뜨기 위한 방편으로 뱅크시가 스텐실 기법을 사용하기에 벽에 선을 그어 흠집을 내서 그림을 그리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라피티라고 하는 의미가 어떤 상징적 의미로 이해되고 있기에... 사실 저는 그라피티(graffiti)라는 이름에서 심비안용 소셜네트웤 어플 Gravity가 떠오릅니다. ㅋ 어쨌든 우리말은 아니니... ^^

 

▲ 뱅크시 작품들, 그 중 삽을 들고 있는 쥐의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만일 위와 같은 쥐 그림들이 이번 G20을 앞두고 서울 이곳저곳에 그려졌다면 어땠을까요? 아니면, 이번 포스터 쥐그림을 주도? 한 박모씨가 뱅크시와 함께 일을 저질(?)렀다면... ^^ 생각만으로 우습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끔찍한 상상이 들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끔찍한 상상에 대해 굳이 왜 그러한지 구체적인 예를 들지 않아도 되겠지요? -.-; -

 

▲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 변장을 하고 들어가 몰래 그림을 붙이고 있는 뱅크시(CCTV 포작 화면)

부착하고 있는 상기 그림의 제목은 "당신은 아름다운 눈을 가졌군요"라고 합니다. 눈이 정말 예쁘죠?

 

뱅크시가 벽에 그림 그리는 것을 불법으로 간주했던 런던 시청이 지금은 뱅크시 그라피티 관광지도까지 따로 제작할 정도라고 하는데... 문화를 부르짖으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생각 속에서 정형화된 형태만으로 이해하는 관료적인 우리의 현재가 마냥 아쉽기만 합니다.

 

▲ 대전시 동구 대동에 위치한 하늘동네

 

그래도 찾아 보면 우리들 주변에서도 이런 그라피티와 유사한 모습들은 종종 어렵지 않게 만나곤 합니다. 물론 그 그라피티라고 하는 의미와는 조금 다른 면이 있지만... 대전의 대표적 빈민촌이었던 하늘동네의 변화를 이끌었다는 점은 그라비티가 부여하는 또 다른 가능성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조만간 시간을 내어 이런 그라피티가 꾸며진 마을들을 찾아 포스팅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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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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