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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트는 순환 속 캐논(Canon) 이야기 1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악이 지닌 형식적 기준은 명확해 보입니다. 이론이라고도 할 수 있는 틀로 보자면 음악처럼 큰 것도 없지 싶습니다. 그럼에도(길이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음악적 표현에는 한계가 없다는 건 음악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물론, 앞선 글에서 이는 언어와 같은 측면이 있다고 했죠.


부연적으로 덧붙이자면 "인간의 뇌가 지닌 한계와 언어적 해상도"라는 포스트에서도 언급한 것이기도 한데, 언어를 해상도로 말하면서 그로 인해 표현에 있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저는 받아들이지 않는 편입니다.


어쨌든, 음악의 표현에 제한이 없다는 것과 표현을 위한 어떤 틀(혹은 기준)이 있다는 건 조금 다른 면에서 바라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야기하려던 건 그 부분입니다. 음악이 지니고 있는 형식이나 공식과 같은 법칙을 기본 속성으로 하는 작곡기법을 모르는 경우 이를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아주 엄청난 것으로 알더라는 겁니다. 이전 포스트에서 그 예를 최근 유튜브 영상을 통해 보았다는 얘기까지 하고 마무리 지었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려고 합니다.


이미지 출처: time.mw2mw.com



유튜브 동영상은(실제는 유튜브 영상이 다시 페이스북에 올라오면서 화제를 모음), 본 포스트의 주제가 되는 캐논(Canon)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보다 정확히는 그 캐논(Canon)의 확장이랄까요? 바로 역행 캐논(Retrograde Canon / Crab canon)에 관한 소개 영상입니다.


참고로, 고전 음악에서 캐논(Canon)이란 하나의 선율이나 리듬을 엄격하게 다른 선율과 리듬에 그대로 모방하는 형태로 ‘연속적 모방에 의해 만들어지는 음악 형식’을 뜻합니다. 모방하는 형태에 따라 "평행 캐논", "역행 캐논", "반행 캐논", "확대 캐논", "축소 캐논", "유한 캐논", "무한 캐논"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동네 한 바퀴"와 같은 돌림노래 형식은 가장 간단한 "무한 캐논"으로 이 형식을 따르는 노래라고 할 수 있죠.


이미지 출처: forgotten-leaves.blogspot.kr



이러한 서로 여러 형태로 같은 부분을 엇갈려 부르는 캐논(Canon)풍의 곡들은 대체적으로 르네상스 시대부터 작곡되기 시작하여 바로크 시대에 성행하였습니다. 그만큼 많은 작곡가들이 캐논 형식의 음악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는데, 그중 현대 음악에까지도 많은 영향을 끼친 파헬벨(Johann Pachelbel)의 캐논(Canon)은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곡으로 유명합니다.


사실 이러한 캐논 형식은 현대 음악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자본주의 시대에 와서 돈이 중요시되다 보니 음악에도 이게 적용되었고, 재밌게도 캐논(Canon) 형식이 통한 겁니다. 당연히 사람들 귀에 익숙하니까 돈이 되었던 거죠. 그래서 이를 일명 머니 코드(Money Code)라고 합니다. 물론, 제가 이러한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얘긴 아닙니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


그 형식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기본적으로 다장조 기준 C-G-Am-Em-F-C-F-G로 진행되는 캐논 변주곡 코드, 더 짧게 C-G-Am-F가 그 주인공입니다. 애플 iOS앱 게러지 밴드도 이 코드들을 중심으로 하고 있죠. 아래 동영상을 보시면 좀 더 이해가 되실 겁니다.




찾아보면 우리나라 가요 중에도 캐논(Canon) 패턴을 기반으로 하는 노래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걸 일일이 어떤 노래다라고 열거하긴 좀...


유튜브에서 관심을 모은 영상은 이러한 사실을 먼저 인지하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영상에 담긴 음악은 J.S. Bach(요한 세바스찬 바흐, Johann Sebastian Bach)가 작곡한 "역행 캐논(Retrograde Canon)"입니다.


물론, 그의 음악 자체의 천재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음악의 천재성도 인정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놀랄 만큼의 이런 형식을 구현하는 것 자체도 결코 쉬운 건 아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없던 형식을 만든 것도 아니고, 이 영상을 올린 이나 이를 알고 있는 것에 대해 놀라는 건 또 다른 얘기거든요. 뭐~ 영상을 올린 이의 의도가 사람들에게 어떤 묘함을 자극하는 "뫼비우스의 띄"를 결부시켜 더 관심을 모았던 게 아닐까 싶긴 합니다만... 말이 너무 길었네요. ^^ 아래 동영상을 한번 보시고 다음 이야기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떻게 보셨는지요. 만일 제 의견에 일정 부분 수긍하시고 보셨다면(그러면 안 되는데..) 아래 해당 영상이 다시 게시된 페이스북 페이지의 댓글 중 공감되는 내용이 보이실 겁니다. 바흐의 능력이 대단한 건 맞지만 그것이 그만의 능력이거나 그가 독자적으로 만들었던 형태는 아니라는 글들이 말이죠.




바로 캐논의 또 다른 형식으로 정의되는 대위법(對位法)에 기초한 작곡 방식 푸가에 대해 알고 있는 이들의 글 내용은(위 갈무리 이미지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뭔가 달라도 다르다는 겁니다. 이 대위법(對位法), 푸가(fugue, fuga), 캐논(Canon)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라며...


캐논, 푸가, 대위법에 대하여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바흐가 푸가와 캐논 기법을 활용하는 대위법의 대가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이 기법이 유래되기 시작한 건 그가 세상에 오기 훨씬 전인 13세기로 알려져 있고, 우리가 캐논(Canon)이라고 하는 의미는 몰라도 그 음악 제목으로는 너무도 잘 알았던 파헬벨 캐논에서 그 파헬벨이 바흐에게도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줬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오묘하다는 듯 놀랄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순환 속 캐논(Canon) 이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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