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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트는 믿음에 대한 어느 목회자의 고백 1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먼저 의미 전달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속세(?)의 믿음을 종교적(그것도 기독교) 믿음인 양 말하던 어떤 이의 얘기를 먼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처음 해외여행을 다녀왔다는 어떤 분께서 자신의 경험이라면서 간증(?)하듯 얘기했습니다. 여행 전 자신의 여정에 아무런 일 없이 잘 다녀올 수 있도록 하나님께 기도했다고 말이죠. 그런데, 그게 통했고, 그러니 믿지 않을 수 없다는 겁니다.


그의 얘기는 이랬습니다.

여행 기간 중 그토록 날씨가 좋을 수가 없었다면서 안내를 했던 여행사 가이드 역시 그 여행지의 날씨가 그렇게 좋은 때는 연중 그리 많지 않다고 했다는 겁니다. 여기까지는 그냥 들어줄 만 했습니다.


아니다 싶었던 건 그다음 얘기에서 이어졌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자신이 탑승했던 비행기가 여행지의 공항을 벗어날 때까지만 해도 날씨는 아주 쾌청했다고...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녀왔던 여행지가 자연재해로 인명 피해를 포함해 적잖이 난리가 났음을 뉴스를 통해 알게 되었을 때 자신의 기도를 들어주신 하나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기도를 올렸고, 이전까진 교회를 잘 나가지 않았는데, 이제 앞으로는 꼭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 위 사진은 본 글의 내용과 무관합니다 / 출처: religionnews.com



순간 제 머릿속에 들었던 생각은 그 사람의 기준에서 판단할 때 "그 기도가 옳지 못했구나"였습니다. 그 기도로 인해 엄한 여행지가 피해를 본 것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으니까요. 물론, 말도 안 되는 얘기겠지만...


어린 시절부터 종종 들어왔던 유사한 기독교적 믿음에 관한 이야기 중에는 불의의 사고를 당한 독실한 신자에 관한 이야기 한 토막이 있습니다. 그 얘기는 '사고로 한쪽 팔을 잃었는데, 진정한 믿음을 갖고 있던 그는 오히려 한쪽 팔을 남겨주셔서 감사하다는 기도를 올렸다'는 얘기였습니다. 저는 어렸지만 그 얘기를 듣고 생각했던 건 그렇게 기도한 이가 더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 류의 예는 수없이 많죠 하지만 왠지 이런 얘길 들으면서는 어떤 마음의 움직임 같은 걸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비정상적인 건가는 몰라도.


이러한 생각을 하던 중 우연히 믿음에 대한 글을 검색하다가 아래 링크의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믿음이란 무엇일까?


이 글을 읽고 처음 들었던 생각은 "이런 분이라면 한 번 만나 뵙고 이야기하고 싶다"였습니다. 목회자로서 종교적 믿음에 대한 각오가 속세에서 자주 접하고 있을 그런 믿음과는 멀어도 한참 멀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미지 출처: reks4.weobleyhigh.co.uk



종교를 믿는 여부와 어떤 종교를 믿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고, 또한 의미 해석은 같은 종파라 해도 견해의 차는 있게 마련이라서 이건 이렇다고 한마디로 정의하고 단정 지을 순 없겠지만 읽어 보시면 제가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 조금은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저 목사님은 글에서 종교적(기독교적) 믿음이란 현실에서 얻는 복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 단적인 예는 다음의 문장으로 알 수 있습니다.


믿음은 내 삶으로 귀착되는 결과가 아니다.


그러면서 이어지는 부연적 설명으로 다음과 같은 말을 이어갑니다.


비록 내 삶의 자리가 변함이 없어도, 좀 더 노골적으로 바울식으로 말하자면 '나는 망하여도' 하나님의 뜻이, 그리스도의 생명이 내 삶에 심기워진 사건이다(아니, 불행히도 믿음 안에서 이루어지는 하나님 나라의 역사 속에서 내 삶의 문제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왜냐하면, 오늘 빈곤과 부족함으로 발견되는 삶의 자리 자체가 본질적으로 하나님 나라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믿음에 대해서는 얼마 전 다음과 같은 글을 쓰기도 했었지만, 솔직히 그냥 사람을 향한 믿음이라면 모를까 종교적 믿음에 대해서는 뭐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진정한 믿음이란 말야...


내 코가 석 자인 입장에서 복잡하기 그지없는 종교적인 부분까지 이렇다저렇다 말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그렇게 말한들 바뀌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였을 겁니다. 믿음에 대해 이야기하신 저 목사님의 말씀에 공감했던 건.


이미지 출처: churchhousecollection.com



하지만 이 분의 믿음에 관한 말씀에 대해 공감은 하면서도 남는 의문은 여전합니다.


그렇다면 이 세상은 왜 만드셨냐고요.?


물론, 이 물음에 전제할 것은 오로지 기독교적 교리에 국한된 물음이겠지만요.

그저 바램으로 끝날 일이겠으나 저분을 만나 뵙고 싶은 이유기도 합니다. 그분의 생각은 어떠하신지... 듣는다고 범부인 제가 알아듣기 쉽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알아듣는다고 해도 쉽게 경도되진 않겠지만.


권선징악(勸善懲惡)을 믿고 싶다



앗~! 그런데, 

공교롭게도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는 기사가 눈에 띄눈 군요. ^^


교황, “종교는 보험회사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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