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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센(헬조선)으로 지칭되는 데는 힘의 왜곡이 문제의 출발점이라고 해야 할 겁니다. 아니 어쩌면 힘을 추종하는 비뚤어진 마음가짐이라고 해야 맞는 말인지도 모릅니다.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권력의 힘이 막강한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헌법을 기준으로 그 시작은 국민에게 있으나 허울일 뿐, 권력의 중심부는 대한민국의 최고 통수권자 대통령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빗대 "제왕적"이라고도 표현될 정돕니다. 하지만, 그 대통령의 결말이 모두 좋지 않았다는 건 정말이지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첫 번째 대통령 이승만은 국민 저항으로 쫓겨났고, 두 번째 대통령은 군사반란으로 자리를 잃었습니다. 세 번째 대통령은 군사반란으로 자리를 잡아 영구 집권을 꾀했으나 자신이 가장 신임했던 부하 총탄에 죽음을 맞이했고, 네 번째 대통령 또한 군사반란으로 허수아비 노릇만 하다가 최단기로 하야해야 했습니다. 


세 번째와 마찬가지로 군사반란을 통해 정권을 잡았던 다섯 번째 대통령은 임기는 채웠으나 독재에 대한 국민저항에 부딪혀 퇴임 후 일정 기간 은둔 생활을 해야만 했고, 여섯 번째 대통령에 와서야 극적인 면이 덜해진 건 있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나 천문학적 규모의 비자금 문제(우습게도 그 비자금의 진정한 갑은 그가 아니었지만)로 인해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어야 했습니다. 일곱 번째 대통령은 온갖 사고로 얼룩졌고 IMF로 상징되는, 나라 경제를 파탄시킨 대통령으로 남았습니다.


처음으로 정권교체를 이룬 여덟 번째 대통령은 그중 상대적으로 가장 무난해 보이지만 역시 측근 비리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가장 그나마 무난하게 퇴임할 수 있었던 건 후임 대통령이 같은 정치적 노선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 2013년 12월 18일 조사결과

(전국 만 19세 이상 휴대전화가입자 1,000명 대상 RDD방식 조사)



아홉 번째 대통령은 현재의 평가에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현직에서는 지지했던 이들의 열망을 거스른 수많은 실정으로 정치 혐오를 일으켰고, 정권을 상대 진영으로 넘기는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후임으로부터 정치적 공세로 인해 억울한 죽음을 맞게 됩니다. 열 번째 대통령과 현 대통령은 더 말할 것도 없죠.


바보 노무현고 진짜 바보 민주당


전직 대통령 중 가장 지지를 받는 대통령으로 순위권 내의 두 사람은 세 번째와 아홉 번째 대통령입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모두 갑작스런 죽음으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입니다. 그 힘의 정점으로부터 짙게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


대한민국의 검찰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막강하다고 합니다. 사건 발생에서부터 형의 집행까지의 모든 형사 절차를 관여하는 유일한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검찰총장이 전국 검사조직을 모두 장악한 상태에서 수사권, 기소권, 재판 진행권 모두를 관할한다는 건 생각해 보면 정말 무서운 일입니다. 잘못된 수사로 인해 벌어진 억울한 사연들도 많고, 그 속에 의도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는 사건도 적지 않아 보이니까요.


그러나 그 막강한 권한을 지닌 검찰도 그 조직 내의 상하 관계와 힘의 서열은 또 다른 얘기 같지만, 위에서 힘으로 눌러 고통을 준다는 사실에서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얼마 전 한 젊은 검사의 자살은 그것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까운 죽음입니다. 양심을 지닌 올곧은 이런 이들은 견딜 수 없는 현실이란 것이 한탄스럽기만 합니다.


힘의 권력이 경제로 넘어갔다는 말도 오래되었다고 합니다. 아홉 번째 대통령도 그렇게 말했었죠. 그 중심에 거대 재벌이 존재하고, 그 핵심에 총수와 그 일가는 권력 못지않은 힘의 상징처럼 인식되고 있기도 합니다. 제아무리 물의를 일으킨다 하더라도 그건 그들 재벌 내부의 분위기와는 별개의 문젭니다. 땅콩 회항 사건으로 문제가 되고 손가락질을 당하든 그 내부에서 그는 살아있는 권력일 뿐입니다.


이미지 출처: 대한한공 블로그 화면 갈무리



그런데, 말입니다.

재력으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이름이었던 이가 죽지도 않았다면서 2년이 넘도록 오리무중입니다. 이제 그를 힘으로 인식하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의 돈을 부러워할지는 몰라도...


없어 죽는 이들.. 못 살겠다고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이들만 하루 평균 40명. 그나마도 좀 살아 보겠다는 이들은 스크린 도어 고치다 열차에 치여 죽고, 에어컨 실외기 고치다 떨어져 죽는 현실에서 좀 산다는 이들이라면 그나마 잘 살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것도 아니란 얘깁니다. 뭐~ 생각 없는 이들에게 헬조센은 남에 이야기로 치부하기도 합니다. 어리석게도...




여기에 교육부 고위 공무원이란 작자는 민중을 개와 돼지로 표현하며 계급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죠?! 1%와 99%로 명확하게 신분을 구분하자면서 자신은 1%가 되기 위해 노력하며 산다고... 헬조센의 방점을 찍는 망발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헬조선일 수밖에 없는 건 다른 무엇보다 이를 바꾸고자 하는 분위기보다 포기와 무력감이 더 커 보이는 현실 때문입니다. 이대로 죽지 못해 살다가 어느 날 다가올 비극이 나의 얘기가 아니라고 장담할 수 없는데도 말이죠. ㅠ.ㅠ


이미지 출처: www.bradshawfoundation.com



최근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았던 책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한국어판을 출간하며 아래와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한국은 행복도에 대한 조사에서 멕시코, 콜롬비아, 태국 등 경제적으로 더 어려운 나라보다 뒤처져 있다. 이는 가장 널리 통용되는 역사 법칙의 어두운 한 단면을 보여준다 말하자면 인간은 권력을 획득하는 데는 능하지만, 권력을 행복으로 전환하는 데는 그리 능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한국어판 서문"


그의 말은 지난해 문화평론가 김갑수 씨가 (2015년 11월 5일 노유진의 정치카페 테라스에 출연 / 하단 팟캐스트 임배드 1시간 2분 48초 부분부터 참조) "대한민국은 망했다"고 단언했던 맥락과 일정 부분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망할 거예요. 분명히 망해요.

그러면 어떻게 망하냐면 필리핀이나 멕시코가 될 거예요.

10년 후에 봅시다. 안 망할 수가 없어요.

한 때 잘 나갔다가 거꾸러지는 나라들이 왜 똑같은 이유로 거꾸러지는지 알잖아요.


급격히 성장했다가 거꾸러져서 영원히 못 일어나는 나라들이 이유가 똑같다.

뭐냐, 고도성장기에 성장을 이끌었던 주역들이 대물림하면 망하더라 예요.

2세 3세 4세 이게 똑같거든요. 우리나라가 그거거든.


그렇게 되지 않은 나라.. 150년 동안 선진국에서 한 번도 이탈하지 않았던 국가들..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미국... 이런 나라들 그들은 주류 교체가 계속 있었단 말이에요.


그럼 그게 왜 가능했느냐를 봐야 되는데.

한국사회에서 우리가 망하는 쪽 멕시코나 아르헨티나나 필리핀이 되는 쪽을 제어해 줄 세력이 있으면 한번 손들어 봐주세요. 노동계가? 학생세력이? 농민이? 기업인이? 도시 중산층이? 지식인이? 어!디에도 없어요. 그러니까 우리는 망해요.


망한 상태가 무엇이냔 데, IMF를 굉장히 불운한 것처럼 얘기하는데,

지금에서 보면 그 당시 IMF를 초래했던 경제당국자들이 말했던 건 맞는 얘기였습니다.

당시 김인호 수석과 같은 사람들이 '펀더멘털은 튼튼합니다'라고 했는데, 펀더멘털은 정책적 미스로 외환이 부족했을 따름이지 경제 총량이나 경제 기초는 DJ가 3년 만에 극복할 만한 정도의 기초가 있던 거예요. DJ가 잘한 것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그 바탕이 없으면 안 되는 겁니다. 지금은 보세요. 경제 위기를 말하는 사람들의 문제 제기는 경제 총량의 축소예요. 외환이, 곳간이 비어서 채우면 되는 문제가 아니라 제조업 전체가 총량적으로 줄어드는 그런 문제예요.


그다음에 미래 성장 산업 쪽에 완전히 공백 상태가 되고 있는 쪽의 축소예요.

그러니까 경제도 여러 부문이 있는데, 총량적으로 쪼그라드는 가운데, 경제 격차는 엄청나게 벌어진 상황에서 사회의식은 거의 말살된 상태로 살면 어떻게 돼요? 그냥 자빠지는 거예요. 그리고 이미 자빠졌는데, 그게 끔찍한 결과가 눈앞에 안보이니까..  "그래도~ 우리 한민족은 저력이 있잖아" 따위의 고따고 소리를 하는 것이라고 저는 봐요. 망했다고 봐요. 이미 망했다고...


한국사회의 문제는 대중의 문제입니다.

그 대중의 문제, 대중 권력의 시대.. 이 대중 권력이 그러면 어떤 형태로 갈 것이냐는 눈에 불을 보듯 뻔해요. 엄청난 퇴행과 낭떠러지로 가요. 이 대중 권력을 대중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각성과.. 뭐.. 뭘로?


그건 없는 거예요. 이는 제가 동의하려고 말한 건데, 해법은 정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일어날 총선과 대선에서 세대 대결의 변수가 중요하고 그리고 언제나 상존하는 경제 상황의 폭탄이 터질 것이냐의 문제인데, 이를 가장 큰 문제는 부채 문제를 들죠. 여기에 우파의 필연적인 분열.. 요 덩어리들이 결합되서 기적적으로 잘되면 총선 때 조금.. 130석, 140석 이라도 야권이 차지할 수 있으면 일단 아주 다행이고, 거기서 숨 고르기 한번 해서 '이 세상(나라)을 완전히 북유럽으로 만들겠습니다.'라던지 하여튼 무지하게 엄청난 사회적 과제를 던진 다음 대선으로 가서 조금 희망을 보던지 그런 정도의 기회가 남아 있다고 봅니다.



다행히 김갑수 씨가 해법으로 제시했던 한 가지 사항은 일부나마 이루어졌다는 게 작은 위안입니다. 이 분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대단한 혜안을 지닌 분 같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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