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졸업식에서

짧은글긴기억... 2016. 2. 5. 18:14 by 그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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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의 흐름은 아이가 커가는 모습에서 확인한다죠?!

마냥 어린줄로만 알았던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컴퓨터 모니터 옆에 항상 보여지는 디지털 액자 속 아이는 어린 시절의 모습으로 늘상 해맑게 웃고 있는데, 졸업하는 날 문득 아이를 보니... 언젠가 부터 말수도 적어졌을 뿐만 아니라 아이의 얼굴에 웃음이 많이 사라졌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게 됩니다.


담임선생님께서 졸업식을 맞아 졸업하는 아이들에 대해 말씀하시던 중 아이를 언급하는 대목에서 생각이 깊고 감성이 풍부한 아이인데, 자신의 생각을 말이나 표정으로 하지 않고 만들기 또는 그림을 통해 자신을 표현한다고 하시더군요. 그러면서 예를 들기를 얼마전 아이와 통화를 하셨더랬는데, 선생님이 세마디 정도 하고 나면 그제서야 하는 말이 "네"라는 짧은 대답이 전부였다고...




시간 없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생각만큼 가까이 하진 못했어도 아빠로써 웃음 많고 말도 곧잘 하던 아이가 변한 배경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었습니다. 우습지만 다행이라고 생각되는 건 그 이유가 아빠는 아니라는 거죠. 


아이는 학년 당 10명도 안되는 적은 수의 초등학교 생활에서 졸업할 때까지 같은 반일 수 밖에 없는 작은 시골학교의 환경이 좋지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어른들이 사람관계에서 어려움이 있듯 아이도 그랬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졸업하던 날 아이는 아쉬움 보다 시원하다랄까요? 그런 모습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보았기 때문일지 모르겠으나... 


고마운 건 그런 문제 속에서도 아이의 담임선생님께서 아이들을 잘 이끌어 주셨다는 사실입니다. 그 고마움을 제대로 표하지 못한 것이 못내 죄송하구요.




뭐~ 어쨌든 아이의 졸업식에서 작은 시골학교인 덕분에 조용하고 조촐하지만 차분하고 가족적인 분위기로 아이가 다닌 초등학교에서의 마지막 시간을 함께할 수 있었는데요.. 오히려 저의 감정이 더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불현듯 저의 초등학교 졸업하던 때가 교차되었거든요. 물론.. 30년도 더 지났으니... 아무리 기억하려 해도 그날이 제대로 떠오르진 않더군요. 하지만 느낌이란게 있어서인지 가슴 한 구석이 울컥해서 순간 멈칫했습니다.


초등학교 생활에서 아이들과의 관계 속에 느꼈을 어려움이 중학교에서는 스스로 좋은 관계를 만들고 설령 문제가 있더라도 잘 대처해 갈 수 있어야 한다고 아이에게 당부했는데... 모르겠습니다. 그래야 할텐데...


아이의 초등학교 졸업을 계기로 부모로써 혹시 부족했던 것은 없었는지 돌아보고 아이가 보다 행복할 수 있도록 그래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만... 먼저는 더 바랄 것 없이 지금껏 큰 탈없이 자라준 것만으로도 아빠는 고마워한다는 것을 아이에게 전해주려고 합니다. 


그리고 말하려고 합니다. 넌 잘 자랄 것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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