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라인 논평

장관 후보자 덕에 생각해 보는 과태료 체계

그별 2016. 9. 1. 22:31

로운 장관을 뽑으려나 봅니다. 부쩍 그 물망에 오른 이들 이야기가 에센에스 타임라인을 타고 종종 보여지는 걸 보니 말이죠. 그런데, 나라의 살림을 꾸려갈 각 부처의 최고 책임자라 할 수 있는 장관 나으리 후보로 지목된 이들의 면면에서 대체 이들은 어느 나라 사람들인가 하는 생각을 떨치기 힘듭니다.


그 중에 특히 눈길이 가는 이가 있습니다.

1년 4개월간 교통법규 위반 총 29번으로 범칙금과 과태료를 납부한 것으로 드러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 얘깁니다.


사실 먼저 개인적으로 이 땅의 교통법규와 감시체계는 문제가 많다고 봅니다. 가장 큰 이유는 기본적으로 그 목적이 사고 방지를 위해 있는 것이냐는 의구심 때문입니다. 종교적 영향을 받아 자기의지라는 개념을 반영했기 때문인지 몰라도... 단속에 목적이 있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그 수많은 단속 카메라가 아니라 다른 방법들을 모색했을 수 있었을 텐데... 지금껏 별다른 방법들은 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뭐~ 어떤 경우는 일부러 카메라 설치를 요구하는 민원제기도 종종 있다고 하다는 아이러니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참 묘연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만...)


게다가 범칙금으로 내지 않고 부과된 범칙금 보다 1만원을 더 내야 하는 과태료를 냈을 땐 벌점도 없다는 사실은 대놓고 그냥 돈을 더 내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조윤선 내정자가 1년 4개월간 총 29회나 교통법규를 위반했다는 사실은 활동이 왕성하고 그 활동 반경이 넓은 경우 우리의 교통법규 위반 감시체계(그 중에서도 속도 및 신호 위반)를 감안할 때 그럴만 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 이같은 사안만 생각할 경우에 한해 그렇습니다.


일반 국민들의 보편적 사례를 비교하자면 얘긴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1년 4개월 동안 29회의 교통법규 위반은 (매월 더 할 수도 덜 할 수도 있겠으나)한달 평균 2회 정도 단속에 적발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벌칙금의 최저 금액은 승용차 기준 3만원으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벌점을 회피하기 위해 또는 편의상 과태료 1만원이 부과된 4만원을 납부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http://oneclick.law.go.kr/CSP/images/icon_arrow02.gif 과태료의 부과기준(「도로교통법 시행령」 제88조제4항  별표 6)


위반행위 및 행위자

차량종류별 과태료 금액

다음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차의 고용주 등

  - 중앙선을 침범한 차

  - 고속도로에서 갓길을 통행한 차

  - 고속도로에서 전용차로를 통행한 차

승합자동차 등 : 10만원

승용자동차 등 :  9만원

다음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차의 고용주 등

  - 신호 또는 지시를 따르지 않은 차

  - 제한속도를 준수하지 않은 차

    60/h 초과

    40/h 초과 60/h 이하

    20/h 초과 40/h 이하

    20/h 이하

신호·지시 위반

승합자동차 등 : 8만원

승용자동차 등 : 7만원

이륜자동차 등 : 5만원

제한속도 위반 60/h 초과

승합자동차 등 : 14만원

승용자동차 등 : 13만원

이륜자동차 등 :  9만원

제한속도 위반 40/h 초과  60/이하

승합자동차 등 : 11만원

승용자동차 등 : 10만원

이륜자동차 등 :  7만원

제한속도 위반 20/h 초과 40/h 이하

승합자동차 등 : 8만원

승용자동차 등 : 7만원

이륜자동차 등 : 5만원

제한속도 위반 20/h 이하

승합자동차 등 : 4만원

승용자동차 등 : 4만원

이륜자동차 등 : 3만원

일반도로에서 전용차로를 

통행한 차의 고용주 등

승합자동차 등 : 6만원

승용자동차 등 : 5만원

이륜자동차 등 : 4만원

불법주차 또는 불법정차를 한 

차의 고용주 등

승합자동차 등 : 5만원(6만원)

승용자동차 등 : 4만원(5만원)

※ 괄호 안의 금액은 같은 장소에서 2시간 이상 주·정차 위반을 하는 경우에 적용합니다.

 


그냥 과태료 납부가 1회 당 최저 금액인 4만원이었다고 가정할 때 월 8만원의 비용을 내야 한다는 얘기며, 29회로 계산하면 총 116만원의 금액을 냈다는 말입니다. 실제 조윤선 내정자가 납부했다고 알려진 금액도 115만원 정도라고 하니 이러한 추론은 그리 틀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과연 일반 국민들 중에 1년 4개월 동안 이정도로 교통법규를 위반할 이들이 얼마나 될까요? 무엇보다 공돈으로 월 8만원씩의 과태료를 거리낌 없이 척척 낼 수 있는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앞서 제기했던 교통 법규와 감시체계의 문제만으로 판단할 계재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한마디로 


그깟 과태료 무섭지 않아~ 그냥 내면 되지~

라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뭐 그겁니다.

실제 있는 이들에게 이정도의 비용은 껌값도 되지 않을 거니까요.


솔직히 이 나라의 정서라고 해야 할지 헤게모니라 해야 할지 혼란스럽습니다만, 늘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있습니다. 왜 능력 또는 노력을 이야기 할 때는 그만큼의 댓가라고 얘기하면서 국민들의 만족도라던가 생활 수준을 말할 땐 평균을 나누는 건지... 또한 잘못을 저질러 그 댓가를 물을 때 역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내정된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 / 이미지 출처: 민중의 소리



이번 조윤선 내정자의 교통법규 위반에 대한 문제제기는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확실한 답을 주는 것 같아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범칙금과 과태료라 함은 이를 받아들이는 이들이 그렇다라고 느끼야 하지 않냐는 겁니다.


이렇게 주장하면 소득을 알기 어렵다느니... 왜 똑같은 문제를 일으켰는데, 있는 이들이라고 더 손해(?)를 봐야 하는 이유가 있냐느니... 별에 별 소리가 다 나오겠지만... 당장 생각나는 이 두 가지 반대 목소리들(추측에 불과하지만) 에 대한 저의 답은 이렇습니다.


제동 씨의 말마따나..

소득은 제대로 확인하고자 하는 의무가 정부에게 있고 그러라고 국민 세금으로 월급 주는 것이고, 똑같은 문제를 일으켰는데, 더 손해를 봐야 하느냐는 건 그 과태료의 성격이 법규를 위반하면 안된다는 각성을 주는데 목적이 있으므로 돈 많은 이들에겐 그만큼의 각성이 될 수준으로 책정되는 것이 맞다. 소득 및 재산에 비례하여 납부하게 했더라도 저토록 무지막지하게 교통법규 위반을 할 수 있었을까??


그런 이유로 적잖은 나라에서 소득에 비례한 범칙금 부과를 시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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